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의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에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AP)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서 제조되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조치는 미국 현지 시각으로 4월 2일,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연설 자리에서 전격적으로 발표되었으며, 트럼프는 즉석에서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이번에 부과되는 관세는 기본관세와 국가별 맞춤형 개별 관세로 나뉜다. 기본관세는 4월 5일부터, 개별 관세는 4월 9일부터 각각 시행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이 조치가 자국 기업들이 겪고 있는 불공정한 대우와 비관세 장벽으로 인한 피해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유럽연합, 대만 등 주요 교역 상대국들도 이번 관세 대상에 포함됐다. 각국에 부과되는 상호관세율은 베트남이 46%로 가장 높고, 그 뒤를 캄보디아(49%), 중국(34%), 대만(32%), 일본(24%) 등이 잇는다. 한국은 25%의 관세가 적용되며, 주요 경쟁국인 일본이나 EU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넘게 갈취당해왔다"며 "오늘부터 미국이 중심이 되는 시대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부과하는 비금전적 무역장벽이 매우 악의적이다"라고 비판하며, 자국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백악관은 상호관세 도입의 법적 근거로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들었고, 관세율 산정에는 상대국의 관세, 비관세 장벽, 환율 정책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한국이 미국에 대해 사실상 50%에 달하는 무역 장벽을 유지하고 있다며, 25%는 할인된 수치라고 주장했다.이러한 조치는 사실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효력을 무력화하는 것이며, 한국은 미국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논의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특히, 현재 한국이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국정 공백 상황에 놓인 만큼, 대응 여력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한국은 미국과의 교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10.4% 증가해 1,278억 달러를 기록했고, 무역수지는 557억 달러 흑자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주요 수출 품목은 자동차, 반도체, 석유제품, 배터리 등이다. 미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1월 기준으로 미국의 10번째 수입국이다.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국방 분야의 절충 교역 규정, 디지털 무역 제한 등을 대표적인 비관세 장벽으로 지적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한국의 최혜국 대우(MFN) 관세율이 미국보다 훨씬 높고, 많은 미국산 농산물은 수입조차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미국의 전면적인 관세 부과 조치는 국제 무역질서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은 즉각적인 보복 조치를 예고했고, 중국은 농산물과 에너지 자원에 대한 추가 대응을 단행하는 중이다. 캐나다도 “어떤 옵션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일부 국가는 협상 여지를 남겨두며 조심스럽게 대응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협상을 통해 관세 체계를 조정할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백악관은 현재로선 새로운 체제를 정착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응 조치가 미국의 국가비상사태를 악화시킬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적인 강경 조치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발표는 단순한 무역정책의 변경을 넘어, 미국이 자유무역에서 보호무역으로 본격적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국들은 미국의 결정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전략적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