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시스템 개혁의 열쇠로 블록체인을 제안한 일론 머스크 (출처: Reuters)일론 머스크가 미국 재무부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자는 구상을 내놓으며, 국가 재정 운영에 탈중앙화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이 본격적인 논의의 장으로 올라섰다. 현재 미국 정부 지출 구조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머스크는, 불변성과 투명성을 강점으로 가진 블록체인이 공공 자금의 효율적인 관리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머스크는 실시간 결제 흐름, 정부 자원의 배분 상황, 각종 공공 인증을 추적할 수 있는 단일 정보 시스템의 구축을 제안했다. 그는 이러한 기능을 뒷받침할 기반으로 블록체인을 제시했으며, 이 아이디어는 핀테크 업계를 비롯한 정부 기술 자문진 사이에서 뜨거운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블록체인의 투명한 기록 시스템이 정부의 회계 책임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거대한 정부 시스템에 이 기술이 실제로 적용 가능할지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특히, 미국 정부는 하루 수천 건에 이르는 복잡한 거래와 행정 흐름을 관리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기술적 해법으로 ‘밸리디움’이라는 형태의 ZK 롤업 기반 하이브리드 모델을 언급했다. 최신 영지식 롤업 기술은 수억 건의 트랜잭션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으며, 향후 확장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여러 정부 부처 간 시스템이 고립되어 운영되는 현실에서 이를 통합하는 과정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기술적인 과제 외에도 더 근본적인 장벽은 인간의 문제다. 머스크가 비효율적인 관료 시스템을 지적한 것과 달리, 정부 조직은 여전히 구식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으며, 새로운 시스템으로의 이행은 대규모 인력 재교육과 데이터 이관이라는 현실적인 난관을 동반한다. 특히 현재의 정부 데이터베이스는 구조가 복잡하고 일관성이 떨어져, 이를 블록체인 위로 옮기는 일은 막대한 시간과 자원을 요구할 수 있다.또 하나의 주요 이슈는 정보의 투명성과 기밀성 사이의 균형이다.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 기록이 공개되는 시스템인 만큼, 국가 기밀이나 민감한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민감 정보를 블록체인의 비공개 채널을 통해 관리하고, 특정 권한을 가진 인원만 접근 가능하게 만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러한 제안은 재정 시스템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공공 지출의 실시간 추적이 가능해질 경우, 낭비와 부정 사용에 대한 국민 감시가 강화되고, 정치권의 책임성도 이전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탈중앙화된 시스템 도입은 일반 시민에게 실질적인 권한과 정보를 제공하는 길이 될 수도 있다.머스크의 구상은 기술로 정부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지금까지 받아들여온 ‘통치’와 ‘프라이버시’ 개념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기술이 국가 운영을 대신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오는 지금, 그 윤리적·사회적 함의에 대한 고민이 함께 따라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