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7 시총 하루 새 1100조 원 증발… 경기 침체 우려 확산
경기 침체 우려에도 관세 정책 강행 중인 트럼프 (출처: Newsweek)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강화로 글로벌 자산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미국 내 대형 기술주들의 시가총액이 급격히 감소하며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4% 급락해 1만7468.33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는 2022년 9월 13일(-5.16%)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같은 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S&P500 지수도 각각 2.08%, 2.7% 하락하며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줬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매그니피센트 7(M7)’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7740억 달러(약 1125조 원)가 증발했다. 이 중 테슬라는 15.4% 급락해 트럼프 당선 이후 쌓아온 주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구글 공동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메타 CEO), 베르나르 아르노(LVMH 회장)" 등 빅테크 인사 5명의 재산이 트럼프 취임일(1월 20일) 이후 2090억 달러(약 304조 원)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주요 인물들로, 최근 미국 자산 시장의 급격한 조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증시 급락은 암호화폐 시장에도 충격을 줬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7만6600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 코스피는 1.28% 하락해 2547.6포인트에 마감하는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관세 정책을 강행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간은 올해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을 기존 30%에서 40%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도 같은 기간 내 경기 침체 확률을 15%에서 20%로 올리고,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1.7%로 크게 낮췄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SNS를 통해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올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작게 봤지만, 지금은 50대 50에 가깝다"며 "현재의 경제 정책이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향후 자산 시장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상대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되, 실제 세율은 낮출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말 중간선거에서의 승리를 목표로 경기 침체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투자가 줄고 가격은 상승해 소비 여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경기 둔화는 불가피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침체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향후 관세 정책의 변화와 대응 방안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