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의원, SEC에 트럼프 일가와 WLFI 간의 관계 정보 요구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마크 우예다 SEC 위원장 대행에게 보낸 서한 (출처: HFSC Democrats)

4월 2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의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맥신 워터스 의원은 SEC 임시 의장 마크 우예다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일가와 암호화폐 기업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WLFI) 간의 관계와 관련된 정보를 의회에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두 의원은 이 기업이 SEC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며, 투자자 보호와 시장 질서를 책임지는 기관으로서의 SEC 기능이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런과 워터스는 서한에서 “트럼프 일가가 WLFI에 재정적 이해관계를 가진다는 사실은 전례 없는 이해충돌을 뜻한다”며, 대통령이 일가의 이익을 위해 연방기관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미국 시민들은 금융 규제가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아니면 대통령 일가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WLFI는 최근 BNB 체인과 이더리움 네트워크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 ‘USD1’을 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국립 암호화폐 비축 시스템 구상이나 ‘TRUMP’라는 이름의 밈코인 발행 등 암호화폐 관련 정책을 잇달아 추진하며 업계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WLFI와 트럼프 일가의 연결 고리가 SEC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두 의원은 트럼프 일가와 WLFI 간의 서신, 회의록, 관련 커뮤니케이션뿐 아니라 SEC 내부 논의에 대한 기록도 모두 보존할 것을 우예다 의장에게 요구했다. 이는 향후 의회 차원의 조사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같은 날 진행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워터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지급 수단으로 USD1을 채택할 경우, 이를 통해 직접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며 명확한 감시와 견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예다 임시 의장이 취임한 이후 SEC는 암호화폐 관련 여러 기업에 대한 조사 및 집행을 중단해왔는데, 이들 기업 중 일부는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캠페인에 기부한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우예다의 뒤를 이어 SEC 의장으로 폴 앳킨스를 지명한 상태다. 앳킨스에 대한 인준 표결은 4월 3일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열릴 예정이며, 위원회를 통과할 경우 상원 전체 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SEC의 수장 교체가 현실화되면, 향후 암호화폐 정책의 방향과 규제 환경에 중대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과 금융 업계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관련 행보와 일가의 이해관계가 공정한 시장 감시 체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초당적으로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