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디지털 자본: 화폐의 진화
화폐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쟁은 수천 년간 지속되어 왔다. 고대 그리스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철학자, 경제학자, 정치인들은 끊임없이 화폐의 정의와 역할에 대해 토론해왔다. 특히 2008년 비트코인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암호화폐 시대는 이 오래된 논쟁에 새로운 차원을 더했다.
통화와 자본의 이분법
마이클 세일러는 이 논쟁에 혁신적인 통찰을 제시한다. 그는 사람들이 화폐를 하나의 단일한 개념으로 이해하려 하기 때문에 혼란이 발생한다고 본다. 세일러는 화폐를 '통화(Currency)'와 '자본(Capital)'이라는 두 가지 개념으로 명확히 구분하며, 이러한 구분을 통해 비트코인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세일러의 생각
"화폐라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그것을 분해해야 해요. 화폐는 크게 두 가지 요소로 나뉘어요. 통화와 자본이죠. 통화는 교환의 매개체이고, 법정화폐예요. 유동성이 있으며, 대체 가능하고, 세금을 내는 데 사용할 수 있어요. 그리고 모든 물건의 가격이 이것으로 매겨지죠.
예를 들어볼까요? 아르헨티나를 보면 페소가 교환의 매개체고, 회계 단위는 달러예요. 하지만 가치 저장 수단으로는 둘 다 쓰이지 않아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억만장자도 자산의 95%를 달러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아요. 왜냐하면 모두가 알고 있죠. 가치 저장 수단은 다른 것이어야 한다는 걸요.
그래서 사람들은 S&P 500 지수나 파크 애비뉴의 건물, 혹은 스포츠 팀 같은 것들을 구매하죠. 이런 자산들이 바로 '자본'이에요. 전 세계에는 약 900조 달러의 부가 있는데, 이게 어디에 투자되어 있을까요? 부동산, 주식, 채권, 예술품 등이죠.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용도가 뭔지 아세요? 바로 장기 자본, 즉 장기 가치 저장이에요. 이게 전체의 절반, 약 450조 달러(약 65경원)나 돼요.

전 세계 부의 절반에 해당하는 $450조는 단순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써 존재한다. 세일러는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가치 저장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출처: Bitcoin Conference)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를 예로 들어볼까요? 그의 자산은 약 2000억 달러예요. 이 중에서 순수 달러로, 즉 저축 계좌나 당좌 계좌에 얼마나 있을까요? 1%? 아니에요. 그는 아마 20억 달러의 현금도 보유하고 있지 않을 거예요. 베르나르 아르노도 마찬가지예요. 1800억 달러의 자산이 있지만, 실제 현금성 자산은 1%도 안 될 거예요.

전 세계 최고의 부자들은 부의 대부분을 현금이 아닌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유한다. 세일러는 이러한 당연한 사실을 상기시킴으로써 가치 저장 수단으로써의 비트코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출처: NYT)
여기서 비트코인이 등장해요. 비트코인은 역사상 최초의 완벽한 디지털 자본이에요. 두 번째로 좋은 화폐가 금이지만, 금은 30년의 반감기를 가지고 있어요. 반면 비트코인은 영원한 반감기를 가지고 있죠. 이게 무슨 의미냐면, 금을 30년 동안 보유하면 그 가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거예요. 하지만 비트코인은 그렇지 않아요.
기존의 모든 자산은 문제가 있어요. 호텔을 주머니에 넣고 10억 달러를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나요? 금은 3000파운드나 되는데 어떻게 옮기실 건가요? 비트코인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했어요.
사토시가 비트코인을 만든 이후로, 돈은 통화와 자본으로 완전히 분리됐어요. 통화는 교환의 매개체이고, 법정화폐이며,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예요. 세계의 다른 모든 것은 달러에 고정되어 있죠. 중국 위안화도, 아랍에미리트 디르함도, 유로도 모두 달러에 고정되어 있어요.
돈의 다른 측면인 자본은 장기 가치 저장이에요. 커피를 사는 데 쓸 필요도 없고, 월세를 내는 데 쓸 필요도 없어요. 100년 후에 내 가족을 부양하고, 영원히 부자로 살기 위한 거죠. 이게 바로 비트코인이에요."
시사점
세일러의 화폐 이분법은 비트코인을 이해하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특히 이는 비트코인이 결제 수단으로서 부적합하다는 비판에 대한 강력한 반론이 된다. 비트코인은 애초에 일상적인 결제를 위한 '통화'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신 비트코인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완벽하게 설계된 '디지털 자본'으로서, 장기 가치 저장 수단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그 본질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에 대한 비판도 무력화시킨다. 통화는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해야 하지만, 자본은 반드시 그럴 필요가 없다. 오히려 자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가치가 증가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세일러는 이러한 특성이 비트코인의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라고 주장한다.
더불어 세일러의 분석은 비트코인의 잠재적 시장 규모를 가늠하게 해준다. 전 세계 장기 자본 시장의 규모가 450조 달러라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시가총액 2조 달러 수준인 비트코인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세일러는 2045년까지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수단으로써 최대 280조 달러까지 그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때 비트코인의 가격은 약 210억원이 된다. (출처: Bitcoin Conference)
이러한 맥락에서 세일러는 세계의 모든 화폐 시스템이 결국 두 가지로 수렴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는 달러를 중심으로 한 세계 기축통화 시스템이고, 다른 하나는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세계 기축자본 시스템이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 화폐는 이미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달러에 고정되어 있다. 이는 통화로서의 달러의 지위가 이미 확고함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자본의 영역에서도 비트코인이 이러한 지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세일러의 전망이다. 특히 그는 전통적인 자본 저장 수단들이 가진 한계를 상세히 지적한다. 부동산은 이동이 불가능하고, 금은 너무 무겁고 비효율적이며, 주식은 기업의 성과에 종속되어 있다. 반면 비트코인은 이러한 모든 한계를 극복한 최초의 '완벽한 자본'이라는 것이다.
결국 세일러의 통찰은 비트코인을 단순한 '암호화폐'나 '디지털 자산'의 차원을 넘어, 인류 역사상 최초의 '완벽한 디지털 자본'으로 재정의한다. 이는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며, 비트코인의 진정한 가치와 잠재력을 이해하는 핵심 열쇠가 된다.
안전 자산에 대한 인간의 욕구
세일러의 이러한 주장은 역사적 맥락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완벽한 자본'을 찾아왔다. 조개껍질에서 시작해 구리 토큰, 은, 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각자의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세일러의 생각
"역사적으로 보면 화폐는 항상 결함이 있었어요. 조개껍질, 담배 더미, 유리 구슬, 구리 토큰... 언젠가 우리는 과거를 돌아보며 은화와 동전, 종이 조각을 사용했다는 사실에 웃게 될 거예요. 인류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궁금해 할 거고요.
금을 예로 들어볼까요? 16세기 스페인을 보면, 신대륙에서 금을 들여와 막대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었어요. 500%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이는 스페인 제국의 몰락으로 이어졌죠. 로마의 카이사르도 비슷한 경험을 했어요. 골(Gaul) 지역을 정복하고 엄청난 양의 금을 들여왔더니 로마에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이는 이후의 내전으로 이어졌어요.
금은 물리적 세계에 존재하는 자산이에요. 그래서 정치적 운명이나 날씨, 전쟁, 기근, 경쟁에 취약하죠. 코닥이나 제록스처럼 세계 최고의 기업도 시간이 지나면 망할 수 있어요. 최고의 부동산도 이집트에서 쿠데타가 일어나거나 아프가니스탄 카불 시내에 있다면 가치가 떨어지죠.
비트코인은 달라요. 물리적 세계에 존재하지 않아요. 기업도 아니고, 문화나 통화, 채권자에 대한 의존성도 없어요. 모든 위험요소를 제거했죠. 순수한 디지털 자산이에요. 왜 가치가 오를까요? 자본이 더 혼란스럽고 위험한 상태에서 덜 위험한 상태로 흘러가기 때문이에요.
산 정상에 있는 물이 왜 아래로 흐를까요? 우연일까요? 무서운 난류 때문일까요? 아니에요. 물리학 때문이에요. 물이 해수면에 있는 게 산 정상에 있는 것보다 에너지가 덜 드는 상태이기 때문이에요. 제가 여러분의 모든 돈을 마법처럼 아프리카의 무작위 은행들에 분산시켜놓고 '자, 이제 월요일 아침인데, 미국으로 돈을 가져오고 싶나요, 아니면 그대로 두고 싶나요?'라고 물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당연히 더 안전한 곳으로 가져오려고 하겠죠.
자본은 안전한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에요. 가장 잘 대우받는 곳으로 이동하죠. 러시아에서, 중국에서, 아프리카에서, 베네수엘라와 쿠바에서, 남미에서 도망치고 있어요. 심지어 유럽에서도 도망치고 있죠. 유럽인들에게 물어보세요. 디지털 달러와 디지털 유로 중 뭘 선호하냐고요. 99대 1로 자국 통화보다 달러를 선호할 거예요."

아르헨티나는 2023년 211.4%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가장 안전한화폐인 미국의 달러도 매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가치가 하락한다. 이에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항상 화폐보다 안전한 자산을 갈망해왔다. (출처: INDEC)
시사점
세일러의 분석은 단순히 비트코인의 기술적 우수성을 넘어, 인류의 자본 진화 과정에서 비트코인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를 조명한다. 그의 관점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수천 년에 걸친 인류의 '완벽한 자본' 추구가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이다.
특히 그의 물리학적 비유는 매우 설득력이 있다. 자본의 흐름을 물의 흐름에 비유함으로써, 비트코인으로의 자본 이동이 자연스러운 물리적 법칙과 같은 것임을 설명한다. 이는 비트코인의 성장이 일시적 현상이나 투기적 거품이 아니라, 필연적인 물리적, 경제적 법칙에 따른 것임을 시사한다.
또한 세일러는 전통적 자본의 취약성을 역사적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스페인 제국과 로마 제국의 사례는 금과 같은 물리적 자산이 가진 근본적 한계를 잘 보여준다. 이는 비물리적이고 순수하게 디지털한 비트코인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킨다.
자산의 수명
이러한 자본의 진화 과정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각 자산이 가진 '수명'이다. 세일러는 모든 자산은 그만의 고유한 수명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해당 자산의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고 설명한다.
세일러의 생각
"자산의 수명을 계산하는 방법은 간단해요. 자산의 가치를 그 자산을 유지하는 데 드는 연간 비용으로 나누면 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페소에 10억 달러를 넣으면 2년 만에 사라져요. 98%의 인플레이션이 당신의 경제적 에너지, 즉 자본을 모두 앗아가버리거든요.
터키 리라는 3년이에요. 미국 달러는 전통적인 화폐 인플레이션 하에서 14년 정도 버틸 수 있죠. 하지만 14년 동안 점진적으로 가치가 빨려나가는 거예요. 헤지펀드에 돈을 넣으면 어떨까요? 2%의 운용 수수료와 수익의 20%를 가져가죠. 일반적인 자산에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약 4%의 비용이 들어요. 이건 25년짜리 자산이란 뜻이에요.
국채는 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만, 세후 3.5% 수익률은 7%의 통화 인플레이션과 맞붙어 싸워야 해요. 그러니까 약 30년 정도 버틸 수 있죠. 뮤추얼 펀드에 있는 자본은 1% 수수료를 내면 100년 정도 갈 수 있어요. 이게 기존 금융 자산으로는 최선이에요. 10bp(0.1%)로 분산 포트폴리오를 매입할 수 있다고 해도, 거래상대방 위험 때문에 비용이 1%까지 올라갈 거예요.
이런 20세기 금융 자산들의 평균 수명은 30년 정도예요. 물리적 자산은 어떨까요? 페라리는 5년 만에 보험과 유지비, 감가상각으로 자산 가치만큼을 써버려요. 요트도 비슷해요. 연간 10%의 운영비가 들고 감가상각까지 맞아야 하죠. 절대 요트에 돈을 저장할 생각을 하지 마세요(웃음).
마이애미 비치의 주택은 어떨까요? 1000만 달러짜리 집을 사면, 17년 동안 그 집을 유지하는 데 1000만 달러가 들어요. 결국 돈이 하나도 안 남는 거죠. 은은 22년, 창고는 40-50년, 금은 62년, 그림은 72년 정도 갈 수 있어요.
토지는 어떨까요? 미국의 평균 재산세는 1.1%예요. 이는 당신의 돈이 91년 동안 갈 수 있다는 뜻이에요. 물론 정부가 재산 가치를 재평가하면 더 짧아지겠죠.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가족 목장이 킹 랜치(King Ranch)인데, 173년을 버텼어요. 다른 모든 가족들은 실패했죠.
가장 오래 보유된 자산을 꼽자면 영국의 왕실 재산이에요. 1066년부터 보유했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플랜태저넷 왕조에서 스튜어트 왕조로, 랭커스터와 요크를 거쳐 결국 하노버 가문으로 넘어갔어요. 어쩌면 7개의 다른 가문이 나눠가졌다고 볼 수 있죠. 어느 가문도 그걸 영원히 가져가지는 못했어요.
물리적 자산은 1000년 갈 것 같아 보여도, 실제로는 50-75년이 최선이에요. 엔트로피(entropy)가 물리적 자산의 가치를 희석시키고, 자본이라는 에너지를 빨아들이고 있어요."

현존하는 가장 오래 보존된 자산은 영국 왕실의 재산이다. 하지만 언제 또 다른 가문으로 대체될지, 영국의 군주제가 계속 유지될지는 알 수 없다. (출처: CNN)
시사점
세일러의 자산 수명 분석은 매우 체계적이고 과학적이다. 그는 각 자산의 수명을 단순히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 가치 대비 유지 비용이라는 명확한 공식으로 계산한다. 이는 각 자산의 장기 보유 가치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우리가 '영원할 것 같은' 물리적 자산들의 실제 수명이 생각보다 훨씬 짧다는 것이다. 가장 견고해 보이는 부동산조차도 세금과 유지비를 고려하면 100년을 넘기기 어렵다. 심지어 영국 왕실의 재산처럼 제도적으로 가장 잘 보호받는 자산도 실질적인 소유권은 계속해서 변동된다.
이는 완벽한 자본의 조건 중 하나가 '영속성'임을 시사한다. 아무리 가치가 높은 자산이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필연적으로 부식되거나 비용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완벽한 자본이 될 수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비트코인의 가치가 더욱 부각된다.
불멸의 디지털 자본
그렇다면 이러한 물리적 자산들의 한계를 비트코인은 어떻게 극복하는 것일까? 세일러는 비트코인이 물리적 세계의 제약에서 벗어난 '불멸의 디지털 자본'이라고 설명한다.
세일러의 생각
"비트코인을 대형 기관 수탁사에 맡기면 어떻게 될까요? 10bp(0.1%)의 비용이 들어요. 첫 번째 화폐 법칙에 따르면, 이는 1000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에요. 물론 수탁사가 1000년 동안 존속하지는 못하겠죠.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매년 혹은 10년마다 비트코인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으니까요.
건물은 순간이동할 수 없어요. 킹 랜치도 순간이동할 수 없죠. 하지만 비트코인은 이동이 가능해요. 직접 수탁도 가능하죠. 연간 1bp(0.01%) 정도의 비용으로 좋은 하드웨어 지갑과 서명 장치를 사서, 일 년에 하루 정도 투자해서 관리하면 돼요. 이러면 10,000년짜리 자산이 되는 거죠.
AI에게 맡기면 어떨까요? AI나 컴퓨터 프로그램은 전기 비용만으로 개인키를 관리할 수 있어요. 이렇게 되면 100,000년짜리 자산이 되는 거예요. AI들은 비트코인을 원할 수밖에 없어요. 텍사스의 목장이나 금괴, 아르헨티나 페소와 비트코인 중에서 선택권이 있다면 뭘 선택할지는 너무나 명백하죠.
여기서 왜 비트코인이 다른 자산들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인지 알 수 있어요. 다른 모든 자산들은 30년, 40년, 50년 정도의 영역에서 살아요. 하지만 비트코인은 1000년에서 100,000년의 영역에서 살죠. 이건 자본 보존에 있어서 혁명적인 돌파구예요.
이건 마치 제가 MIT에서 배운 열역학 제2법칙과 같아요. '이길 수 없고, 비긴다고 해도 결국 게임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여기서 멈추면 좀 우울해질 수 있죠. 하지만 우리는 지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했죠. '게임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으면 어떨까? 그러면 비길 수 있고, 이길 수도 있지 않을까?'
사토시가 그 방법을 찾았어요. 그는 그걸 선물했고, 그리고 사라졌죠. 그게 바로 비트코인이에요. 비트코인은 불멸의, 불변의, 비물질적 자본이에요. '불멸'이라는 말은 무한한 수명을 가졌다는 뜻이에요. 날씨나 엔트로피, 인플레이션 같은 힘의 공격을 받지 않죠. '비물질적'이라는 건 물리적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물리적, 금융적 자산들을 괴롭히는 모든 문제들로부터 자유로워요."

사토시 나가모토로 가장 유력한 인물은 루게릭병을 앓다가 2014년 죽게 된 미국의 개발자 할 피니다. 사토시가 할 피니이던, 아니던 간에 사토시는 인류에게 불멸의 디지털 자본을 선물했고, 사라졌다. (출처: Independent)
시사점
세일러의 설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비트코인의 '시간적 차원'이다. 기존의 모든 자산들이 수십 년 단위의 수명을 가진 반면, 비트코인은 수천, 수만 년 단위의 수명을 가진다. 이는 단순한 양적 차이가 아닌 질적 차이를 의미한다.
그의 분석은 또한 기술 발전과 비트코인의 관계도 흥미롭게 조명한다. AI와 같은 미래 기술이 발전할수록 비트코인의 관리 비용은 더욱 낮아지고 수명은 더욱 연장될 수 있다. 이는 비트코인이 단순한 디지털 자산이 아니라, 미래 기술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진화하는 자본임을 시사한다.
세일러가 인용한 열역학 제2법칙은 비트코인의 혁명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기존의 자본 시스템에서는 엔트로피의 법칙을 피할 수 없었다. 모든 자산은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식되거나 가치가 감소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이 게임의 규칙 자체를 바꾸었다. 물리적 세계의 제약에서 벗어남으로써, 엔트로피의 법칙을 우회한 것이다.
돈의 물리학
이처럼 비트코인이 완벽한 디지털 자본으로서 갖는 혁명적 의미를 이해했다면, 이제 현실적인 질문이 남는다. 과연 비트코인은 실제로 이러한 이상적 자본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세일러는 이에 대해 물리학의 관점에서 답을 제시한다.
세일러의 생각
"테슬라는 이런 말을 했어요. '우주를 이해하고 싶다면 에너지, 주파수, 진동의 관점에서 생각하라.' 이걸 돈의 물리학으로 해석해보면, 에너지는 돈이나 자본, 부를 의미해요. 주파수는 지속 기간이나 수명을 말하죠. 1분이 될 수도 있고, 1시간, 1년, 1세기가 될 수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는 서로 거래하거나,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한 자산을 다른 자산으로 변환할 때마다 돈을 진동시키는 거예요.
현재 900조 달러의 자본이 전통적인 금융과 물리적 자산에 갇혀 있어요. 이건 20세기의 기술과 아이디어에 기반한 거죠. 주식은 9시 30분부터 4시까지만 거래되고, 은행 휴일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주말에도 마찬가지고요. 모든 게 느리고 비싸요. 21세기의 번영을 위해서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해요. 그리고 그건 새로운 기술에 기반해야 하죠.
비트코인은 이런 엄청난 에너지를 해방시킬 수 있어요. 지금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1조 달러 정도예요. 900조 달러 중에 0.1%인 거죠.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해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엄청난 에너지의 이동이 시작될 거예요.
돈의 물리학이 작동하는 방식을 보세요. 불안정하고 위험한 상태의 자본은 항상 더 안정적이고 안전한 상태로 흘러가요. 마치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처럼요.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물리적 자산과 저품질 채권, 통화를 팔아서 비트코인을 살 거예요. 누구나 사이버 맨해튼의 한 조각을 갖고 싶어할 테니까요.
이건 그냥 제 생각이 아니에요. 물리학이에요. 엔트로피의 법칙이에요. 900조 달러의 자본 중 450조 달러는 단순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쓰이고 있어요. 이 자본은 매년 3%의 엔트로피를 겪고 있죠. 이는 매년 13.5조 달러가 사라진다는 뜻이에요. 이런 비효율을 20배 PTE(Price to Earnings)로 계산하면 270조 달러의 가치가 되죠.
디지털 자본인 비트코인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지난 4년간 연간 55%의 수익률을 기록했어요. 반면 세계 최고의 금융 자본인 채권은 마이너스 5%예요. 여러분의 회사나 국가를 마이너스 5% 대신 플러스 55%로 자본화한다고 생각해보세요. 명백하게 작동하고 있는 거죠."
시사점
세일러의 '돈의 물리학' 이론은 비트코인의 성장이 필연적임을 설명하는 강력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그의 관점에서 보면, 비트코인으로의 자본 이동은 마치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히 그의 분석은 현재 금융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정량적으로 보여준다. 매년 13.5조 달러라는 엄청난 가치가 단순히 비효율적인 가치 저장 수단 때문에 사라지고 있다는 계산은 충격적이다. 이는 더 효율적인 가치 저장 수단의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비트코인은 단순한 투기 자산이나 대체 투자 수단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필연적 진화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마치 증기기관이 산업혁명을 이끌었듯이, 비트코인은 새로운 형태의 경제 혁명을 이끌 것이라는 것이 세일러의 전망이다.

24년 7월, 세일러는 비트코인 연례 컨퍼런스에 키노트 연사로 참석해 "비트코인 혁명"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 컨퍼런스는 트럼프 당시 대선후보가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이벤트이기도 하다. (출처: Yahoo Fin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