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유용한 변동성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은 전통적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우려 사항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마이클 세일러는 이러한 변동성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 그는 변동성을 리스크가 아닌 기회로, 약점이 아닌 강점으로 재해석한다. 이 장에서는 세일러가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는지 살펴본다.
가격 변동성과 르브론 제임스
세일러는 항상 여러가지 비유를 통해 비트코인의 본질과 특성에 대해 설명한다. 그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설명하기 위해 NBA의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를 소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그는 르브론 제임스의 성장 과정을 통해, 변동성이 성숙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설명한다.
세일러의 생각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두려워해요. 왜냐하면 지난 10년 동안 비트코인을 경험한 사람들이 극심한 변동성 때문에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요. 그동안 시스템은 진화했고, 기관들이 시장에 진입했어요. 2024년 1월 이후로 이제 비트코인은 완전히 다른 자산군이 되었어요.
르브론 제임스의 경력을 9살에서 18살까지 연구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는 재능이 있었지만 변동성이 컸죠. 하지만 이런 첫 10년의 모습으로 다음 10년을 추정하는 것은 실수예요.
18살에서 28살까지 르브론 제임스는 세계 최고의 농구 선수였어요. 그의 움직임은 여전히 역동적이었지만, 그건 나쁜 의미의 불안정성이 아니었어요. 오히려 게임을 지배하는 힘이었죠. 농구 코트에서 그의 움직임을 지켜보면, 그가 모든 것을 주도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는 게임을 만들어가는 변동성의 주체였고, 모두를 압도했어요. 변동성이 없길 원한다면 농구 코트에 르브론 제임스 대신 돌덩이를 놓으면 됩니다. 변동성이 전혀 없겠죠.
이제 비트코인도 성숙기에 접어들었어요. 변동성은 있지만, 이는 더 이상 위험 신호가 아니에요. 상승과 하락은 있겠지만, 이제는 기관들이 양쪽에서 시장을 지지하고 있어요. 현재 자본은 소비자 레버리지나 데이트레이더가 아닌, 보험회사와 대형 상장기업들이 영원히 보유할 목적으로 들어오고 있어요.
이전에는 소비자들의 투기적 거래가 변동성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전혀 다른 종류의 변동성을 보고 있어요. 마치 수십 톤의 발전기가 돌아가는 것과 같죠. 변동성이란 결국 에너지예요. 그리고 이 에너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거죠."

르브론 제임스와 마이클 조던 간에 '역사상 가장 위대한 농구 선수'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르브론과 조던은 둘 다 매우 변동적인 동시에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다. (출처: Sports Illustrated)
시사점
세일러의 르브론 제임스 비유는 비트코인 시장의 진화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초기의 불안정한 변동성이 성숙한 역동성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스포츠 스타의 성장과 비교함으로써, 변동성을 단순한 리스크가 아닌 성장의 지표로 재해석하고 있다.
특히 2024년 1월을 기점으로 한 시장 성격의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는 단순히 자금의 규모를 키운 것이 아니라, 시장의 질적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마치 르브론 제임스가 다듬어지지 않은 재능을 가진 유망주에서 정교한 기술을 갖춘 슈퍼스타로 발전한 것과 유사하다.
또한 세일러는 이러한 변동성을 에너지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엔진이나 발전기가 진동 없이는 작동할 수 없듯이, 비트코인의 변동성도 시장의 활력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것이다. 이는 변동성을 피해야 할 위험이 아닌, 활용해야 할 자원으로 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제시한다.
변동성의 경제적 가치
세일러는 변동성이 단순한 시장 현상을 넘어서는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를 기계공학의 관점에서 설명하며, 변동성을 에너지로 변환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세일러의 생각
"변동성은 마치 엔진의 RPM과 같아요. 10 RPM 대신 100 RPM으로 도는 거죠. 블랙숄즈 방정식에 변동성을 대입해보면, 변동성이 높을수록 옵션의 가치가 크게 올라가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의 경우, S&P 500 기업들 중 가장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요.
일반적인 투자자들은 변동성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이건 엔진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같은 거예요. 작은 장난감 프로펠러를 50 RPM으로 돌리면 어린이 장난감이 되지만, 야구 방망이를 100 RPM으로 돌리면 무기가 되고, 20톤 플라이휠을 100 RPM으로 돌리면 터빈이 되는 거죠.
우리는 400억 달러 규모의 자본을 100 변동성으로 회전시키고 있어요. 이건 재무부 채권의 5배, S&P 500의 8배에 달하는 속도예요. 100 변동성이면 연간 100% 이상의 이자를 옵션 매도로 창출할 수 있어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옵션 시장은 현재 950억 달러 규모에 달해요. 이는 우리 시가총액과 맞먹는 규모죠. 30일짜리 콜옵션을 시장가에 매도하면 220%의 이자율을 얻을 수 있어요. S&P 500은 15%, 부동산이나 금은 그보다도 낮죠. 이게 바로 변동성의 경제적 가치입니다."

세일러는 2025년 포브스 커버 모델로 선정되었다. 포브스는 그를 '비트코인의 연금술사'이자 '변동성의 장인'이라고 표현했다. (출처: Forbes)
시사점
세일러는 변동성을 단순한 위험지표가 아닌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동력으로 재해석한다. 특히 그의 기계공학적 비유는 상당히 직관적이다. 엔진의 추진력이나 터빈의 진동이 에너지를 생산하듯, 금융 시장의 변동성도 수익을 창출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사례는 이러한 이론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준다. 높은 변동성은 옵션 프리미엄을 높임으로써 추가적인 수익원을 창출한다. 이는 변동성이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수익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입증한다.
글로벌 금융 시장도 이제 점차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수용하고 있다. 변동성의 규모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는데,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비트코인과 관련된 변동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이제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리스크 프리미엄이 아닌 유동성 프리미엄으로 재해석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변동성 활용 전략
변동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바탕으로, 세일러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혁신적인 전략을 개발했다. 그의 접근 방식은 현대 금융공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일러의 생각
"저희는 변동성을 활용해 다양한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어요. 예를 들어, 전환사채 투자자들은 낮은 변동성의 안전한 수익을 원하죠. 반면 주식 투자자들은 높은 변동성과 수익률을 추구해요. 우리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제공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60% 수익률에 60 Vol(변동성)을 가진 원자재예요. 이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라는 변압기를 통해 변환하는 거죠. 한쪽에서는 120-140 Vol의 고전압 비트코인을 만들어내고, 다른 쪽에서는 안전하고 변동성이 낮은 저전압 비트코인을 제공해요.
예를 들어, 우리가 10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할 때, 이자율은 0%입니다. 하지만 변동성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걸 사려고 해요. 왜냐하면 우리 주식의 변동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전환권의 가치가 매우 높아지거든요.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42억 달러를 빌려서 비트코인을 샀어요. 만약 비트코인이 연간 50% 상승한다면, 14-18개월 만에 두 배가 되는 거죠. 4.2가 8.4가 되고, 16.8이 되고, 33.6이 되는 거예요. 결국 320억 달러의 레버리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거죠."
시사점
세일러의 변동성 활용 전략은 현대 금융공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그는 변동성을 단순히 관리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자산군이 전통 금융시장과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
세일러가 자주 사용하는 변압기 비유는 변동성의 묘미를 잘 담아낸다. 전기가 고압에서 저압으로 변환되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듯, 비트코인의 변동성도 다양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에 맞게 변환될 수 있다. 이는 비트코인 생태계가 더욱 다양한 투자자들을 수용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메커니즘이다.
이러한 전략은 또한 전통적인 리스크-리턴 트레이드오프를 넘어서는 새로운 가능성도 제시한다. 높은 변동성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동시에 안정적인 투자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마이크로스트레티지와 비트코인이 창조해낸 금융 혁신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