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디지털 자산 프레임워크
2024년 11월 미국을 붉게 물들인 레드웨이브(Red Wave) 이후, 세일러는 미국이 디지털 자산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여정이 시작되었다고 평가한다. 그는 이것이 단순히 미국 내 규제 변화를 넘어서, 완전히 새로운 글로벌 금융 시스템 구축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2024년 미국 대선 결과의 카운티 단위 지도. 빨강색은 미국 공화당의 상징색이다. 미국 공화당은 지난 24년 11월 5일 대선과 상하원 선거를 모두 승리하며 공화당 주도의 정책을 실현할 권력을 부여받았다. (출처: Freedom Quest)
규제의 현재와 미래
세일러는 트럼프 2기의 원년인 2025년을 기점으로 미국의 디지털 자산 규제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특히 그는 이전 정부의 암호화폐에 대한 적대적 태도에서 벗어나, 훨씬 더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규제 프레임워크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세일러의 생각
"제가 생각하기에 미국은 이제 실제로 디지털 자산 분야의 세계적 리더가 되어가고 있어요. 우리는 중간 정도에서 25-30% 정도 뒤처져 있던 위치에서, 이제 1위로 도약하고 있죠. 왜냐하면 세계의 다른 나라들은 혁신을 두려워하고, 미국을 앞서가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새로운 디지털 자산 프레임워크처럼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더라도, 다른 나라들은 미국이 보수적일 때는 그걸 채택하기를 두려워했어요.
하지만 미국이 주도권을 잡는 순간, 그들은 미국의 규제를 따를 수밖에 없어요. 미국이 디지털 자산 프레임워크를 만들면, 전 세계는 이를 표준으로 삼게 될 겁니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금융 패권의 시작입니다.
이제 매우 진보적인 디지털 자산 관련 아이디어들이 미국에 의해 채택될 것인데, 미국은 경제력, 금융력, 정치력, 기술력을 모두 가지고 있어서 이 모든 것들을 실제로 상용화할 수 있어요.
11월 5일에 블루웨이브(美 민주당의 승리)가 일어났다면, 새로운 디지털 자산 프레임워크의 수립도 없었을 것이고 미국은 마지못해 비트코인은 받아들였겠지만 다른 아이디어들은 수용하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레드웨이브 이후에는 이제 디지털 자산 프레임워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졌어요. 디지털 토큰, 디지털 증권, 디지털 통화, 디지털 자본, 디지털 거래소가 만들어질 것이고, 미국이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승자가 될 거예요."

24년 11월 5일, 민주당의 해리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고 게리 갠슬러가 계속해서 SEC를 이끌었다면 지금 비트코인의 전망을 어떠했을까? 바이든 정부 하에서 4년 내내 일관적으로 암호화폐 산업을 억압했던 세력이 빠르게 태세를 전환할 수 있었을까? (출처: Politico)
시사점
세일러는 단순한 전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디지털 자산 패권을 장악하게 될 구조적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미국이 이미 전 세계 디지털 자산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이는 전략적이며 필연적인 결과라고 본다. 미국은 경제력, 금융 시스템, 기술 혁신 능력, 그리고 글로벌 규제 권한을 모두 갖춘 국가다. 이 요소들이 결합될 때, 미국이 디지털 자산 규제의 글로벌 표준을 확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 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이 글로벌 시장 전체를 정의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국가들은 디지털 자산을 두려움과 경계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규제 강화를 우선시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며 명확한 프레임워크를 구축한다면, 다른 국가들은 이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기존 금융 질서에서 벗어나 새로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형성을 의미하며,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들이 합법적이고 제도권 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결국, 레드웨이브가 낳은 미국의 새로운 디지털 자산 프레임워크는 단순한 금융 정책의 변화가 아니라, 미국이 새로운 글로벌 경제 패권을 확립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미국이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한다면, 전 세계의 자본과 혁신이 더욱더 미국으로 집중될 것이며, 이는 미국의 금융 패권을 한층 더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의 역할
세일러는 스테이블코인이 미래 금융 시스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특히 그는 현재 약 2000억 달러 규모인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적절한 규제 하에서 15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으며, 이는 달러의 글로벌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본다.
세일러의 생각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 하에서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미국 달러나 미국 달러에 상응하는 단기 국채로 뒷받침할 수 있게 된다면, 그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에 좋은 일이에요. 현재 테더가 이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미국의 규제 틀 안에서 하는 게 좋죠. 테더를 미국으로 이전시키고 미국에서 라이선스를 주고 하게 해야 해요.
하지만 여기서 그치면 안 됩니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도 할 수 있게 해야 하고, 서클(USDC 발행사)도 할 수 있게 해야 해요. 시장에 경쟁이 있어야 하죠. 만약 테더와 서클이 JP모건이나 골드만삭스보다 더 잘한다면, 테더와 서클이 전 세계의 모든 디지털 통화를 발행하게 하면 돼요.
지금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1500억 달러(현재 2000억 달러)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미국이 제대로 된 규제 체계를 마련한다면, 이 시장은 15조 달러까지 성장할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달러는 북한, 남한, 쿠바, 중국, 러시아, 아프리카, 남미, 그리고 아마도 유럽의 대부분에서도 실질적인 교환의 매개체가 될 거예요."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25년 1월 2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트럼프 2기는 우선적으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를 확립하고 있으며, 이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중심의 암호화폐 산업의 성장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출처: Into The Block)
시사점
세일러의 스테이블코인이 미국의 글로벌 금융 전략의 핵심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디지털 결제 수단이 아니라, 미국 달러의 글로벌 패권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미국이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할 경우, 현재 2000억 달러 수준인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15조 달러로 성장할 수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인 금융 질서의 재편을 의미한다.
현재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는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자국 통화의 불안정성 때문에 달러를 선호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러한 달러 수요를 충족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다. 과거에는 실물 달러를 보유하거나 미국 금융 시스템과 연결된 계좌를 이용해야 했지만,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제는 누구나 인터넷만 있으면 달러 기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고, 이는 달러화 자산의 확장을 가속화하게 된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이 정착하게 되면, 미국의 금융 정책이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이나 통화 공급량 조절이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미국에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며 미국 금융 정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반영할 것이다. 이는 미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통제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반면 중국이나 유럽과 같은 경쟁국들의 금융 독립성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의 대규모 확산은 금융 질서의 중심축을 미국으로 더욱 강하게 끌어당기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이를 제도권 안으로 포용하고 주요 금융 기관들을 통해 공식적인 디지털 달러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글로벌 경제는 미국 중심의 디지털 금융 네트워크에 더욱 깊이 편입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은 향후 기존 금융 시스템이 디지털 자산을 통해 재구성되는 과정에서 미국이 새로운 패권을 확립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증권의 가능성
세일러는 디지털 증권이 전통적인 증권 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그는 디지털 증권이 가져올 24/7 거래와 자기 수탁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세일러의 생각
"디지털 증권 프레임워크를 만든다면, 애플 주식을 토큰화해서 디지털 거래소에서 토큰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되고, 심지어 주말에도 거래할 수 있게 될 거예요. 애플 주식을 토큰화해서 아이폰에서 자기 수탁할 수도 있죠.
여러분이 아이폰에서 사진을 가질 수 있고, 책을 가질 수 있고, 파일들을 가질 수 있고, 비트코인을 가질 수 있다면, 왜 애플 주식은 가질 수 없나요? 디지털 증권 프레임워크는 매우 매력적이에요. 사람들은 주말에 거래하기를 원하고, 저녁에 거래하기를 원해요.
지금은 애플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회사가 하나밖에 없어요. 하지만 1500개의 회사가 애플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요? 안드로이드 폰을 가진 60억 명의 사람들이 애플 주식을 수탁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요? 이건 복잡한 아이디어가 아니에요. 기술적으로 가능한가요? 물론이죠. 현대 암호화 기술로 우리는 비트코인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어요."

디지털 증권의 도입은 중앙화된 중개기관 없이 24시간 거래와 자기 수탁이 가능한 새로운 금융 시장의 가능성을 제시하여 더 많은 개인과 기업이 자유롭게 자본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출처: Business Insider)
시사점
세일러가 제시하는 디지털 증권의 개념은 기존 금융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현재의 증권 시장은 거래 시간이 제한적이며, 중앙화된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고, 개인 투자자가 자산을 직접 보관할 수 없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세일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식과 같은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토큰으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24시간 거래와 자기 수탁이 가능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변화가 실현된다면, 증권 시장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현재는 특정 중개 기관을 거쳐야만 주식을 거래할 수 있지만, 디지털 증권이 도입되면 개인이 스마트폰을 통해 직접 주식을 보유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개선이 아니라, 증권 시장의 중앙 집중적 구조를 분산화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금융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거대한 변화다.
디지털 증권이 자리 잡으면 금융 산업의 경쟁 구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기존에는 소수의 대형 금융 기관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지만, 디지털 증권이 활성화되면 더 많은 거래소와 서비스 제공자가 등장하면서 금융 서비스의 효율성이 증가하고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국, 기존 금융 시스템이 가진 폐쇄성과 비효율성을 극복하고 보다 개방적이고 유연한 형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새로운 금융 시스템의 구축
세일러는 이러한 변화들이 단순한 기존 시스템의 개선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금융 시스템의 탄생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것이 'crypto renaissance'(암호화폐 르네상스)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본다.
세일러의 생각
"레드웨이브 이후에 암호화폐 르네상스가 올 거예요. 이 암호화폐 르네상스는 대규모 자본 형성을 촉발할 거고, 우리는 4,000개의 상장 기업과 40개 정도만 이야기하는 세상에 살지 않게 될 거예요.
CNBC를 틀면 엔비디아, 애플, 메타,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만 나오죠. 나머지 99.9%는 어떻게 된 걸까요? 우리는 20세기의 아이디어에 기반한 구식 과점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이제 21세기로 나아갈 때예요. 더 스마트하고, 더 빠르고, 더 강하게 일을 할 때예요.
80억 명의 사람들이 400만 개의 기업을 통해 자신들의 삶을 만들어가려 노력하고 있어요. 우리는 기술을 통해 이들에게 새로운 약속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해요. 정부의 역할은 '안 된다'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열망적인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소송을 거는 게 아니에요. 정부의 역할은 윤리적으로 건전하고, 기술적으로 건전하고, 경제적으로 건전한 방식으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제공하는 거예요."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미국의 7개 주요 빅테크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는 25년 1월 기준 16조 8천억 달러로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시총을 훨씬 웃도는 것은 물론 S&P 500 전체 시총의 약 33%를 차지한다. (출처: Bloomberg)
시사점
세일러는 현재의 금융 시스템이 과거의 낡은 규제와 중앙화된 구조 속에서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대다수의 기업과 개인이 금융 시장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한다. 디지털 자산 프레임워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자본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존 금융 기관들이 디지털 전환을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새로운 금융 시스템에서는 누구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자산을 발행하고 거래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중개자의 역할은 점점 축소될 것이다. 과거에는 소수의 기업들만이 상장과 자금 조달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지만, 디지털 증권과 토큰화된 자산을 활용하면 더 많은 기업과 개인이 직접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궁극적으로, 세일러가 말하는 ‘암호화폐 르네상스’는 기존 금융 질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금융 환경을 구축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금융 시장의 민주화를 의미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자본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시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