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리플 스테이블코인과 ETF
2024년 1월,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은 비트코인 ETF 승인이라는, 업계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거대한 소식과 함께 새해를 시작했다. 그리고 4개월 뒤인 5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이더리움 ETF도 승인되었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ETF에 편입되는 암호화폐는 무엇일까? 현재 업계에서는 그 주인공이 리플이 될 확률이 굉장히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2024년 12월,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RLUSD가 NYDFS(뉴욕 금융서비스국)의 승인을 받았다. 특히 이번 승인은 경쟁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가 비슷한 시기에 유럽에서 규제 압박을 받게 되면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리플은 기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가 흔들리는 시점에 시장의 신흥 강자로 시장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리플의 SEC 소송 승리, 스테이블코인 승인, 그리고 ETF 편입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리플이 이제 비가역적으로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리플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함께 알아보자.
스테이블코인의 부상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가치를 특정 자산에 고정한 디지털 화폐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와 1:1로 가치를 고정하며, 이를 위해 실제 달러나 달러 표시 자산을 준비금으로 보유한다. 2025년 초 기준으로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2,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2025년 1월 2,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시총이었던 2022년 4월 1,880억 달러를 넘어섰다. (출처: Into The Block)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큰 기능은 기존 암호화폐의 가장 큰 한계였던 가격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는 하루에도 수십 퍼센트의 가격 변동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실제 금융 거래에 활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에 가치를 고정함으로써 안정적인 디지털 결제 수단을 제공한다.
국제 금융에서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은 특히 세 가지 영역에서 두드러진다. 첫째, 국제 무역 금융이다. 2024년 기준으로 글로벌 무역금융 갭(Trade Finance Gap)은 2.5조 달러에 달한다고 추정되는데, 스테이블코인은 이 간극을 메우는 새로운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신흥국 중소기업들의 무역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둘째, 기관 간 결제(Institutional Settlement) 분야다. 블랙록, 피델리티와 같은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디지털 자산 거래의 결제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24시간 거래되는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실시간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셋째, 외환거래(FX) 시장이다. 하루 평균 7.5조 달러가 거래되는 외환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새로운 형태의 브릿지 통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신흥국 통화 간 직접 거래가 어려운 경우, 스테이블코인을 중개 통화로 활용하면 기존 달러화 경유 방식 대비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이미 세계의 주요 금융기관들은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진입하여 활용처를 확대하고 있다. JP모건은 2019년 자체 스테이블코인 'JPM Coin'을 출시했으며, 2024년 1월 기준으로 일평균 10억 달러 이상의 거래를 처리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18년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회사인 비트고(BitGo)에 1,500만 달러를 투자했고, 비트고는 2024년 9월 새로운 스테이블코인인 USDS를 출시했다.
또한 2024년 한 해 동안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글로벌 커스터디 은행(기관 투자자들의 자산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특화 은행)들의 본격적인 참여였다. BNY멜론, State Street, Northern Trust는 스테이블코인 커스터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는 기관들의 디지털 자산 투자를 더욱 가속화했다.

세계 최대 커스터디 은행인 BNY멜론은 47조 달러가 넘는 자산을 보관한다, 이러한 대형 금융기관들의 참여는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 금융의 새로운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출처: Reuters)
스테이블코인은 이제 명실상부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의 중요한 일부분으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2023년 6월, 국제결제은행(BIS)은 "스테이블코인과 국제 금융 시스템"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이 국제 금융의 새로운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스위프트는 2024년 발표한 "Future of Payments"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국제 결제 시스템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스위프트는 기존 은행 간 메시징 시스템에 스테이블코인을 통합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2025-2030년을 '스테이블코인 도약기'로 전망한다. 코인베이스는 2024년 말 발간한 "2025 Crypto Market Outlook"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030년까지 3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기관 간 거래와 무역 금융에서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스테이블코인이 향후 몇 년간 규모를 키우고 영역을 넓혀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규제다. 세계 각국 정부는 스테이블코인을 수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24년 하반기부터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으며, 유럽연합은 암호화폐 자산 시장법(MiCA, Markets in Crypto-Assets) 규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 체계를 마련했다.
RLUSD의 NYDFS 승인과 그 의미
2024년 12월, 리플의 스테이블코인인 RLUSD가 NYDFS(뉴욕 금융서비스국)의 승인을 받았다는 것은 단순한 행정적 절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NYDFS는 '암호화폐의 경찰'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이 곳의 디지털 자산 사업 승인 프로세스는 금융 산업에서 가장 엄격한 심사 절차로 알려져 있다. 승인을 얻기 위해서는 자본 적정성, 컴플라이언스 체계, 기술 보안성, 경영진 적격성, 소비자 보호 체계 등 5대 핵심 영역에서 모두 높은 수준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RLUSD가 이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했다는 것은 리플의 기술과 운영 체계가 최고 수준의 규제 기준을 만족했음을 의미한다.

리플 CEO 갈링하우스의 RLUSD 승인 소식 트윗. RLUSD는 원래 12월 4일에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행정적 문제로 일주일 연기된 바 있다. 출시 지연 소식으로 인해 XRP의 급등세도 잠잠해졌던 바 있다. (출처: X)
RLUSD는 기존의 스테이블코인들과는 달리 처음부터 규제 준수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다. 시장 점유율 1위인 테더가 미국 국채 외에도 다양한 자산을 준비금으로 보유하며 투명성 문제로 꾸준히 논란이 되어왔던 것과 달리, RLUSD는 준비금의 100%를 미국 국채와 현금성 자산으로만 구성했다. 또한 이 준비금은 전액 FDIC 보험에 가입된 은행들에 예치되어 있어,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보장한다.
리플의 RLUSD는 두 가지 중요한 차별점을 가진다. 첫째, 실시간 준비금 감사 시스템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RLUSD의 발행량과 준비금이 항상 1:1로 유지되는 것을 실시간으로 검증할 수 있다. 이는 테더(USDT)나 USDC가 분기별 또는 월별로 감사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투명성을 제공한다.
둘째, 프로그래머블 컴플라이언스 기능이다. RLUSD는 자금세탁방지(AML)와 고객확인(KYC) 규정을 스마트 컨트랙트 수준에서 구현했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별도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 없이, RLUSD 자체에 내장된 규제 준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특징들은 특히 기관 투자자들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이 스테이블코인 채택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규제 리스크와 준비금의 투명성 부족인데, RLUSD는 이 두 가지 우려를 모두 해소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테더의 유럽 규제 이슈와 대비
2024년 12월 30일, 유럽연합의 암호화폐 자산 시장법(MiCA, Markets in Crypto-Assets)이 전면 발효되었다. 그리고 MiCA에 따라 테더에 대한 실질적인 거래 제한 조치가 단행되었다. 이는 단순한 경고나 권고가 아닌, 실제로 유럽 내 주요 거래소들에서 테더 거래를 중단시키는 강력한 조치였으며 실제로 코인베이스 등 주요 거래소가 유럽 내에서 테더를 상장폐지했다. 규제 당국이 지적한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였다. 준비금의 불투명성, 리스크 관리 체계의 미비, 그리고 감사의 신뢰성이었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수년간 누적된 우려가 있었다. 테더는 그동안 준비금의 구성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여왔다. 처음에는 모든 USDT가 미국 달러로 완전히 보장된다고 주장했지만, 나중에는 상당 부분이 회사채나 기타 위험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정기적인 감사를 약속했지만, 이는 대부분 부분적이고 불규칙한 것이었다.
유럽연합은 2024년 초부터 MiCA 규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엄격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준비해왔다. MiCA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유럽 최초의 포괄적인 규제 체계로, 특히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서는 매우 구체적이고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우선 모든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준비금의 100%를 현금이나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으로 보유해야 한다. 이 준비금은 실시간으로 공개되어야 하며, 독립된 감사인의 정기적인 검증을 받아야 한다. 또한 발행사는 충분한 자기자본을 보유해야 하며, 상세한 위기 대응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기준은 테더에게는 매우 높은 장벽이었다. 테더의 준비금의 일부는 회사채와 같은 위험자산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실시간 공개나 정기적인 감사 체계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테더가 매분기 진행하는 자산 내역 보고는 회계감사가 아니라 인증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많았다. 결국 2024년 말부터 MiCA 규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테더는 유럽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게 되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체 시총은 약 2,000억 달러 규모로, 테더와 USDC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출처: Coin Market Cap)
테더는 더 나아가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규제 이슈가 예상된다. 2025년 1월,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도입될 경우 USDT를 상장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규제 환경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투명성과 법적 준수를 더욱 요구할 것"이라며, 향후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발행사에게 준비금의 100%를 미국 국채로 보유하고 주기적인 감사를 받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RLUSD는 유럽 시장, 그리고 잠재적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RLUSD는 이미 MiCA의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하고 있고 미국에서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규제에도 대응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RLUSD의 준비금 관리 체계와 투명성 기준은 이번에 도입된 CA의 요구사항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실시간 감사 시스템과 자동화된 규제 준수 메커니즘은 유럽 규제 당국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리플의 제도권 진입 전략
금융의 역사를 돌아보면, 새로운 혁신이 제도권에 편입되는 과정은 언제나 복잡하고 쉽지 않았다. 19세기 말 중앙은행 시스템이 도입되는 과정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위험한 혁신'으로 바라봤고, 20세기 초 신용카드가 등장했을 때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리플은 이러한 역사적 교훈을 잘 이해하고 있다. 혁신적인 기술도 결국 기존 제도권과의 조화 속에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플은 이러한 시장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철저히 준비해왔다. 많은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대체'를 외치는 동안, 리플은 처음부터 '보완'과 '협력'을 강조했다. RLUSD는 이러한 리플의 철학이 구체화된 산물이었다. 출시 전부터 글로벌 규제 환경을 고려하여 설계되었고, 각국 규제 당국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개발되었다.
리플의 현재까지의 각국 기관과의 파트너십 및 협력 성과는 우연이 아니다. 리플은 각 국가의 규제 환경과 금융 문화를 세밀하게 연구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접근 방식을 취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에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현지 사무소를 두고 싱가포르 금융당국과 협력하여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했고, 일본에서는 현지 금융기관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에 진입했다.
리플은 규제를 피하거나 최소화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더 높은 수준의 기준을 자발적으로 도입했다. RLUSD의 실시간 감사 시스템이나 자동화된 규제 준수 메커니즘은 현재 규제 당국이 요구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들이다. 이는 미래의 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동시에, 리플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신뢰할 수 있는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플의 CEO 갈링하우스는 지난 12월 CBS의 <60 minutes>에 출연해 리플이 원하는 것은 규제의 축소가 아니라, 더 명확한 규제라고 밝혔다. (출처: CBS)
ETF 승인 가능성과 영향
2024년 초 비트코인 ETF의 승인은 암호화폐 시장의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IBIT)는 출시 한 달 만에 운용자산(AUM) 1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피델리티의 FBTC도 6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ETF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출시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비트코인 ETF의 승인과 성공적인 데뷔는 암호화폐가 드디어 전통적인 금융 시장의 일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ETF가 무엇이며, 왜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 ETF는 단순한 투자 상품이 아니다. 그것은 해당 자산이 제도권 금융 시장에서 정식으로 인정받았다는 증명서와도 같다. 예를 들어 금 ETF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 이는 금이 단순한 귀금속을 넘어 정식 금융 상품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되었다.
ETF(Exchange-Traded Fund)는 특정 자산이나 자산군의 가격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로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어 높은 유동성을 제공한다. ETF는 특히 기관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투자 수단인데, 이제 규제와 운영 리스크 없이 디지털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 것이다. 이제 연기금이나 보험사와 같이 엄격한 투자 제한이 있는 기관들도 ETF를 통해 암호화폐에 간접 투자가 가능해진 것이다.

블랙록 IBIT의 AUM은 25년 1월 5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비트코인 ETF 전체 운용 규모는 1,200억 달러(약 174조원)에 달한다. (출처: Into The Block)
그리고 비트코인 ETF의 성공적인 데뷔 이후 불과 4개월만에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이더리움 ETF 또한 승인되었다. SEC는 처음에는 이더리움 ETF 승인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더리움이 비트코인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SEC는 이더리움 ETF도 승인했고, 이는 SEC가 암호화폐 자체를 하나의 자산군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리플 ETF의 승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리플의 SEC 소송 승소 이후, 여러 자산운용사들이 XRP ETF를 신청했다. 비트와이즈(Bitwise)는 2024년 10월 XRP ETF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21쉐어즈, 카나리 캐피탈, 위즈덤트리도 곧이어 신청서를 제출했다. 특히 비트와이즈의 신청서는 XRP가 이미 SEC로부터 '비증권' 판결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XRP ETF가 가진 특징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ETF와는 다르다. XRP는 실제 금융 기관들이 국제 송금에 활용하고 있는 유틸리티 토큰이라는 점에서, ETF 심사 과정에서 차별화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SEC의 게리 겐슬러 위원장도 과거 "유틸리티 토큰은 증권과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리플의 ETF는 다른 암호화폐 ETF와 차별화된 가치를 제시한다. 먼저, 실제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다. ODL 서비스를 통한 수수료 수입, RLUSD와 같은 스테이블코인 운영 수익, 그리고 300개 이상 금융기관과의 파트너십은 ETF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가치 평가 기준을 제공한다.
또한 리플은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리플의 리플넷과 ODL 서비스, 그리고 XRP는 차세대 국제 결제 시장에서 주요 인프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XRP ETF가 단순한 디지털 자산 투자가 아닌, 차세대 금융 인프라에 대한 투자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리플의 CBDC 프로젝트 참여도 ETF의 가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BIS(국제결제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2025년까지 전 세계 중앙은행의 80%가 CBDC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리플이 이 과정에서 주요 기술 제공자로 자리잡을 경우, ETF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ETF의 종합적 전망
2024년 1월, 비트코인 ETF의 성공적인 출시는 디지털 자산 ETF 시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특히 출시 첫 달 동안 380억 달러 이상의 누적 거래량을 기록한 것은, 기관 투자자들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수요가 실제로 존재함을 입증했다.
XRP ETF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독특한 포지셔닝을 가진다. 리플은 금융 기관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결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CBDC와 스테이블코인 등 차세대 금융 인프라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는 XRP ETF가 단순한 투기성 상품이 아닌, 금융 인프라에 대한 투자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리플의 시가총액이 현재 주요 금융 기술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ETF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은 리플의 실제 비즈니스 가치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는 향후 리플이 CBDC, 스위프트 2.0, 스테이블코인 등 주요 프로젝트들에서 얼만큼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